대한민국의 대학들이 직면한 현실은 엄중하다. 출산율 급락과 지속적인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 대학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최근 대학들이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이다.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월 기준으로 국내 대학에 등록된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8,962명에 이른다. 이는 2015년의 91,332명에서 10년도 되지 않아 두 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학위 과정별로 보면, 학사 및 전문대 과정이 93,6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어학연수 과정도 48,924명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적별 분포에서는 중국(72,020명, 34.5%)과 베트남(56,003명, 26.8%) 유학생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그러나 몽골(12,317명), 우즈베키스탄(12,025명) 등 다양한 국가의 유학생들이 증가하면서 대학들의 국제화 전략에 더 큰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유학생 수치의 증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유학생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대학을 졸업한 이후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취업 연계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청년층의 구인난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서 일손 부족 현상이 심각한 반면,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일을 꺼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대학 졸업까지 마친 외국인 유학생들은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될 수 있다.
현재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한국에 체류하는 유학생은 약 263,775명으로, 이 중 상당수는 졸업 후 국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업 연계 시스템의 미비로 인해 중도 탈락하거나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과 정부가 유학생 유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졸업 이후 이들이 국내 취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제도적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실제로 일본이나 캐나다 같은 선진국의 경우, 유학생 졸업 후 체류 기간 연장과 국내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 성공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대학의 생존 전략은 단순히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이들이 졸업 후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으로 발전해야 한다. 똑똑하고 준비된 젊은 인재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야말로 대학과 한국 사회 모두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