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복귀 협상과 차세대 AI 칩 전략을 공개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젠슨 황 CEO는 “Blackwell GPU의 중국 도입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고, 중국 정부의 보안 경고에 따라 H20 칩 생산을 중단했다. 대신 규제 대응형 GPU인 RTX 6000D 개발에 착수하며 전략 다변화에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칩 수요를 촉발하고, 한국 반도체 기업과 신규 클러스터 확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삼성·SK하이닉스, 미중 규제 속 전략 조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가 중국 내 공장에 부여했던 유효 최종 사용자(Validated End User, VEU) 지위를 철회하면서 120일간 첨단 장비 반입과 생산 업그레이드가 제한됐다. 이는 중국 내 생산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며, 공급망 재편과 기술 이전 속도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중국 공장 제약이 가해지면 한국과 미국, 동남아 생산 거점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용인일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용인특례시 제공)
■ 한국,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대응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경기도 용인·평택·안성·이천 일대에 총 622조 원 이상을 투입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장비·소재 기업까지 참여하며,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AI 반도체 연구개발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강화 ▲공급망 자립성 확대를 목표로 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대에 한국이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 결론: 글로벌 패권 싸움 속 한국의 선택
엔비디아는 미국 중심의 AI 반도체 구도를 강화하며 중국 시장을 다시 겨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규제 압박 속에서도 기술과 생산 역량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제도와 투자로 뒷받침하려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오케이토마토 이영호 대표는 “AI 반도체 패러다임 전환은 국가 간 패권 구도로 직결된다”며 “한국이 미중 갈등 리스크를 제도 정비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상쇄한다면, 글로벌 AI 반도체 허브이자 패권 경쟁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