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의학부 연구진이 지난 7월 말 AI 기반 연구 플랫폼 버추얼 랩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연구 책임자 역할을 맡은 AI와 여러 전문 AI 과학자가 팀을 이뤄 회의, 설계, 실험 과정을 스스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인간 연구자는 약 1퍼센트 정도만 개입하며 대부분의 탐색은 AI가 주도한다.
연구진은 버추얼 랩의 첫 과제로 코로나19 백신 후보 탐색을 제시했다. AI 과학자들은 스스로 연구 방향을 정해 나노바디 기반 항체를 설계했고, 단 며칠 만에 92종의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이후 실험 검증 결과, 이 가운데 두 종은 기존 항체보다 더 강하게 바이러스에 결합하는 성능을 보였다.
버추얼 랩은 알파폴드 멀티머, ESM, 로제타 같은 기존 생명과학 도구와 연동되며, AI가 필요에 따라 분석 도구를 선택하고 자체 실험 기록을 남기는 구조다. 연구진은 이 플랫폼이 새로운 물질 발굴 속도를 대폭 단축하고 연구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과학 연구 방식의 큰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바이오마케팅 전문가 오즈포유의 이정국 대표는 “AI 중심의 연구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독립적인 탐구 주체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신약 개발, 백신 연구에 이 같은 플랫폼을 도입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