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올해 6월 이후 기업 98곳이 암호자산 구매를 위해 총 56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미국 기업공개 규모를 이미 초과한 수준이다.
트럼프가 불러온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수량 증가 (사진=미드저니)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간) 기업들이 재무 전략 차원에서 암호자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암호자산 구매에 나선 기업들은 전기자전거 업체부터 호텔, 완구업체까지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트럼프 미디어는 이 기간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 약 2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회사 전체 유동자산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로, 트럼프 미디어는 추가로 3900억원을 옵션 형태로 투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암호자산 친화적인 행정명령을 내렸다. 특히 3월에는 미국 정부 차원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BR)과 디지털자산 비축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자산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되면서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를 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책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암호자산 비축을 공식화한 것은 시장에 강력한 긍정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도 "다만 세금 사용이나 관리 효율성 등을 놓고 정치적·법적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전략 분석가는 "기업들의 암호자산 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 변동성과 규제 미비가 큰 위험요소로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