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MIT는 ‘생성 AI 격차: 비즈니스에서의 인공지능 현황 2025’ 보고서를 통해 300여 건의 기업 단위 프로젝트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다수 기업이 기술 자체 도입에는 성공했지만, 기존 시스템과 업무 과정에 통합하지 못해 혁신적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MIT는 이를 ‘학습 격차’라고 정의하며, 단순히 AI를 기존 업무에 덧붙이는 수준에 머문 조직일수록 실패 확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반면 성공한 5%의 기업은 명확한 문제 정의와 집중 실행, 외부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가시적인 재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신생기업은 이를 통해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매출 증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MIT는 특히 백오피스 자동화와 내부 운영 효율화가 투자 대비 효과가 큰 분야라고 강조했다.

MIT 보고서는 생성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기업 운영 체계 전반의 변화와 맞물려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 기업 역시 파일럿 단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핵심 과제 중심 접근 ▲데이터·인재 확보 ▲조직 문화 혁신이 필수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국내 기업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SDS의 ‘AI 도입 현황 보고서(2023)’에 따르면 한국 기업 10곳 중 4곳이 AI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해 활용하는 비율은 23.8%에 불과하다. 파일럿 프로젝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업도 17.3%에 달한다. 특히 AI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명확한 전략 부재’와 ‘데이터·전문 인력 부족’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은행, 통신, 보험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AI 통합 수준이 높았으나, 여전히 실질적 혁신보다는 실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의 AI 솔루션 활용 방식도 상용 제품 의존도가 76%에 달해, 자체 역량 축적보다는 외부 기술 의존에 편중된 양상을 보였다.

법인컨설팅기업 청담파트너스의 조성철 대표는 “기업이 생성 AI 도입에 성공하려면 단순히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전략·조직·문화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며 “MIT가 지적한 실패 요인은 한국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