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글로벌 NFT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한 달간 NFT 거래량은 전월 대비 약 50% 늘어났으며, 특히 이더리움 기반 NFT가 58% 급등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대표적인 블루칩 컬렉션인 크립토펑크는 거래량이 393% 증가해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보고서를 통해 “7월 NFT 거래량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거래 가치는 약 5억 7,400만 달러(약 7,600억 원)로 집계되며, 이는 6월 대비 47%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NFT는 예술품, 게임 아이템, 디지털 수집품을 넘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존재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더리움 기반 컬렉션의 급성장은 단순한 거래량 회복 그 이상을 의미한다. 시장이 투기성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를 지닌 ‘정통 컬렉션’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다. 크립토펑크, 퍼지펭귄스, BAYC 같은 프로젝트가 여전히 가격과 인지도 모두를 끌어올리며 시장 전체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동시에 비트코인 기반 NFT도 28% 상승해 체인 다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진=선동열의 연속 8탈삼진 영상을 NFT화 해서 팔고 있는 업비트 거래소
국내 시장의 상반된 흐름
반면 한국 시장은 한동안 신뢰 위기를 겪었다. 가수 선미의 한정판 NFT는 화제 속에 발행됐지만 실제 거래는 활발히 이어지지 못했다. 초기 구매자 다수는 “2차 시장에서 유통이 되지 않고, 실질적인 혜택도 없어 가치가 사라졌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업비트가 야구 영상을 NFT로 발행했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팬들은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영상을 왜 NFT로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등을 돌렸고, 일부 투자자들은 “플랫폼이 단순한 영상 클립을 비싼 NFT로 포장해 팔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사건들은 국내 NFT 시장 전반에 ‘신뢰 결핍’이라는 낙인을 남겼다. NFT가 투명성과 혁신이 아니라 단기적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활용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자와 이용자 모두 관심을 잃어갔다.
블록체인 컨설팅기업 레버리지퓨처의 헨리 유 대표는 “이더리움 NFT가 글로벌에서 활기를 띠는 것은 단순 수집품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는 아직까지 신뢰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지만, 티켓 NFT나 정품 인증 NFT처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모델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선미 NFT와 야구 NFT 같은 사례는 NFT가 왜 실패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NFT가 소비자의 일상에서 실제 가치를 주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